`그러니까 얌전히 말이라도 들었으면 명줄이 좀 더 길어지는 것이었는데, 굳이 명을 재촉하는군! 아니, 만약 거절했다면 죽일 생각이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듯이 마진곡의 검이 움직인다.
"뭣?"
하지만 마진곡의 뜻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상대의 방어를 흘려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상대는 역방향으로 화경의 이치를 적용하면서 마진곡의 기술을 무효화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술이 막혔다는 것에 눈을 찌푸리면서 마진곡은 재차 공격을 강행했다.
`그래도 기본 실력은 있나 보···!`
"!"
곧바로 공격을 이어가려던 마진곡이었지만 이내 노도와 같이 쏟아지는 주먹의 폭풍에 행동을 잇지 못했다.
하나하나가 묵직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자신의 급소만을 공격해 온다. 일격이라도 허용했다가는 즉사할 수도 있는 그 현란함에 공격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주먹으로 만들어지는 면의 공격. 순식간에 공수가 전환되면서 막는 것에 급급해진다. 또한, 마진곡과는 다르게 천도진은 매우 여유로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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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곡은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여태까지 어둠에서 자란 무인이었다.
중원의 고수라고 나대는 어설픈 애송이들과는 다르게 모든 시간을 무예에만 정진하고 수많은 생사결로 쌓아온 실력이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이런 젊은 햇병아리한테 밀린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충분할 정도로 상정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마저도 부족했다는 것에 마진곡은 경악을 넘어서 황당함이 들었다.
이대로는 밀린다. 그렇기에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